AI로 글을 쓰는 시대를 맞이하여.
과거 1980년대 초등학교에 다녔던 분들은 백일장이라는 행사를 기억하실 것이다. 어떤 주제의 글을 쓰는 이벤트로, 학급 또는 학년 단위로 참가했고, 때로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되기도 했다. 상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기도 했다. 백일장은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확산이 이루어지기 전, 손으로 직접, 200자 원고지 한칸 한칸에 글을 써가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던 순수한 시대의 상징이었다.
이제 더 이상, 원고지에 손으로 꾹꾹 글을 써 내려가지 않게 된 대신, 우리는 AI의 도구를 이용하여 어마어마한 속도의 글을 모니터에 생성해내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 각종 AI 도구를 통해, 특히 비즈니스 전문가들의 생산성을 높혀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정말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AI 로 글을 쓴다는 것의 개념에 대해 한번 짚고 가자.
AI로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여 텍스트를 생성하고, 편집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기술은 특정 알고리즘과 머신 러닝 모델을 기반으로, 사람이 작성한 듯한 글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된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여러 AI 도구를 사용하여 글쓰기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잇점은 아래 몇가지로 정리 될 수 있다.
업무 효율성 증가 : 문서 작성, 이메일 작성, 보고서 생성 등의 작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니, 물리적인 시간을 절약하여 업무 생산성 기대할 수 있다.
언어 및 문체 개선/언어 장벽 극복 : 문법 오류를 정정하고, 문체를 개선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탁월하고, 특히 영문으로 이메일이나 문서를 작업할 때 매우 유용했다. ChatGPT 등장 이후, 특히 한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글로벌 직원들과 영어소통이 더욱 원활해진것은 별로 놀랍지않다.
지속적인 학습에 의한 개인화 : 마치 내 옆에 일 잘하는 직원 하나가 나와 티키타카를 하면서 나의 스타일과 선호도를 학습하여, 지속적으로 나에게 개인화된 정보와 컨텐츠를 만들어 낸다. 이는 AI 도구들의 핵심 능력 중 하나로 대용량의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성 높고 목적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에서 기인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능력을 활용하려면, 사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대목이 “누가 이런 도구를 사용하는데 적합한가?” 에 대한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이미 경험하셨듯이, GenAI 도구들은 “무엇을, 어떻게 질문하는가?” 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질문을 하는 사람의 사고와 경험에 따라 만들어주는 컨텐츠는 품질은 매우 다르다. 과거 필자가 자주 언급을 했던 “Garbage (data) in, Garbage (result) out” 이 AI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법칙인 동시에, 조금 더 확장된 사고와 질문의 품질을 요구하게 되었다. Wisdom in, Wonders out 의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것이 이제는 더 맞지 않을까?
AI 도구에 대한 지인의 언급을 잠시 인용하자면, 이 도구로 기대할 수 있는 역량의 수준은 현재 “ 일 잘하는 과장급 정도”라는 것에 필자도 동의한다.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고, 손이 빠르며, 때로 생각하지도 못한 제안을 하면서 질문자의 의견에 피드백도 한다. 그 역량과 수준은 곧 빠르게 차/부장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 AI 를 통한 글쓰는 도구들 도입에서 가장 많이 언급이 되는 문장들은 대략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서 작성 작업을 AI에 위임함으로써, 전문가들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정도인데, 이 애매하지만 중요한 문장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도 같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AI 도구를 통해 기업이 생산성을 높히고자 한다면, 더 창의적으로 전략적인 업무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 조직안에서 먼저 정의가 되어야 한다. 그 단계에 대한 합의가 되었다면 이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니어 직원과 시니어 직원을 딱 잘라 말하긴 어려우나, 많은 경우 사업 도메인의 지식이 있고, 일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일에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GenAI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같이 보이나, 사실은 내 사고를 기반으로 내가 제공한 그 정보를 기반으로, 그 사고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도구다. 그런 의미에서, 원고지의 첫자에 무엇을 써야 하는지 조차를 모르는 초급 직원들에게, AI 를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도구를 쥐어주는 것이 첫 단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그보다, 오히려 기업의 입장에서 이 도구를 도입했을때 가장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그룹은 사실 본인의 생산성을 높히고 싶어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나 리더들이 사실은 우리가 현재 만나는 AI 의 도구에 조금 더 적합한 사용자다.
그런 의미에서, AI 도구를 도입하는 많은 회사나 조직들은 비즈니스 전문가나 리더가 비즈니스를 위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를 이해하여, 쓰기에 대한 경험을 진화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AI 의 진화는, 일하는 방법에 대한 진화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