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우리는 어디에 서 있나?
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흥미로운 글이 하나 올라왔다. “Five Trends in AI and Data Science for 2026” 라는 제목으로 리더들이 이해하고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하는 2026년의 떠오르는 AI 트렌드 5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에서 아마라의 법칙(우리는 단기적으로 기술의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과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 에 대한 연장선으로 현재의 시점을 진단하고 있다. MIT의 원본 기사를 읽을 분들을 위해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을 간략히 요약하면, 신기술이 처음 등장해서 과대평가되었다가 실망 단계를 거쳐 결국 현실적인 수준에서 안정화되기까지의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여준다는 모델이고, 기술의 변천을 설명할 때 많이 인용이 된다.
하이프 사이클의 5가지 핵심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기술 촉발 (Technology Trigger)
혁신적인 기술이 아이디어나 초기 개념 증명 단계로 탄생한다. 언론 보도로 업계 리더와 대중의 관심을 끌지만, 이 시점에서 실제 활용 사례는 순전히 이론적 수준에 머문다.
2.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홍보와 언론 노출로 과대평가가 극에 달한다. 기업과 대형 조직들이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일부는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관망한다.
3. 환멸의 골짜기 (Trough of Disillusionment)
조직들이 실험과 개발에 투자하지만, 실제 결과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일부 기업은 손실을 감수하고 철수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져 계속 투자한다.
4. 계몽의 비탈길 (Slope of Enlightenment)
기술과 그 역량에 대한 이해가 크게 향상된다. 제품이 초기 프로토타입을 훨씬 뛰어넘어 진화한다. 조직들은 계속해서 개발에 투자한다.
5. 생산성의 안정기 (Plateau of Productivity)
신기술이 주류로 자리잡는다. 대중의 상당 부분이 기술을 인지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채택한다. 기술의 영향력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기술로 자리매김한다.
저자들은 올해 AI의 트렌드를 2 단계를 지나 현재 3의 단계로 보고 있다.
트렌드 1 : AI 버블은 꺼질 것이고,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좋은 일이다
작년의 제일 핫 했던 AI의 트렌드가 에이전틱 AI의 등장이었다면, 올해 관심사는 AI 버블 논쟁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버블이 정말 있는지, 그렇다면 언제 터질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등 많은 전망들이 나온다. 저자들은 ‘AI 버블이 터지는 것은 불가피하며 아마도 그 시기는 곧’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큰 사건들이 아닌 작은 것에서 촉발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딥시크가 온 세계를 놀라게 했던 것같은. 그리고 이 상황은 닷컴 버블 시절과 너무 닮았다고 지적한다.
닷컴 버블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인터넷이 막 대중화되던 시절, .com이 붙은 인터넷 기업이라면 뭐든지 투자금이 몰려들던 시절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는 그 시절을 지나온 분들도 있고, 그 시대를 들어본 적도 없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 시대는 지금 뭐든 AI가 붙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수익이 없어도 “나중에 돈을 벌 거야” 하는 믿음 만으로 투자가 유치되어서 실제 제품이나 수익 모델 없어도 그야말로 미친 IPO가 가능했던 시대였다. 그러다가 2000년 초 부터 투자자들이 “이 회사는 언제 돈 벌거야?”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수익이 없는 회사들이 실체가 드러나 주가는 폭락하고 연쇄 파산을 했던 역사다.
저자들을 지금의 상황이 그 시절과 너무 닮았다고 꼬집으면서 현재 AI 스타트업들의 천문학적 기업가치며, 수익보다 사용자 수 증가에 대한 집착, 그리고 미디어의 과대 포장과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언급한다. 그리고 오히려 이 버블이 작고 천천히 빠지는 것이 오히려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왜냐면, 버블이 서서히 빠지는 동안 기업들은 이미 도입한 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고, 투자자들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AI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트렌드 2 : AI에 올인하는 회사들은, 대규모 AI 개발을 가속화하는 AI 공장을 만들것이다.
저자들은 지속적인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AI에 전력을 다하는 기업들을 “All-in adopter” 라고 말하고 그들이 본인들 만의 인공지능 모델과 활용 사례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AI 공장’을 만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기술 기업들이 하는 것 같은 GPU를 갖춘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것 같은 인프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AI를 활용해야 하는 기업들이 기술 플랫폼, 방법론, 데이터, 그리고 기존에 개발된 알고리즘을 결합하여 인공지능 시스템을 빠르고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그들만의 내부인프라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특히,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주목한 만한 점이 돋보인다. 이것들이 되려면, 기업은 AI를 통해 무엇을 하려고 하고, 어떤 데이터가 이용가능한지, 어떤 도구와 AI 모델을 활용할지, 누가 이런 것들을 해야할지 알고 있어야 한다. 저자들이 언급한 것 같이 이러한 내부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파악하는 힘든 작업을 반복하게 될 것이고, 대규모 AI 구축에 더 비싸고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될 것이다.
AI 기술에 현혹되지 말고, 우선 “뭣이 중한지”를 먼저 고민을 해야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